요즘 날씨가 너무 덥다보니 땅꺼미가 깔리기 시작하면 나도모르게 자전거를 끌고 강가로 나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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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가는 곳은 중량천변..

 

지금 중랑천변은 수크렁이 다 점령(?)했습니다.
수크렁의 크렁은 '그러매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結草報恩"이라는 말이 이 수크렁이라는 풀에서 유래됐다지요?

옛날에 어떤 사람이 전쟁중에 누구를 쫓고있는데 쫓고있는 사람에게 은혜를 입은 혼령이 나타나 수크렁 풀을 잡아매어 넘어지게 하여 자기의 은인이 쫓던 사람을 사로잡게 하였다고 하여 '결초보은' 즉, '죽어 혼이 되어서도 살아 생전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갚는다.'는 말이 유래한다고 합니다.

중랑천변에는 물고기나 새들도 제법 보입니다.
전에는 낚시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요즘은 못하게 하여 낚시꾼들은 보이지 않네요.
사진의 새는 '물병아리'처럼 보이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해가 지면 하나둘 모여 잠자리에 드는 모습입니다.

해바라기와 코스모스..
해바라기야 제철이라고 코스모스도 한여름인 요즘에 자주 보입니다.
요즘은 사람들도 철이 없고 꽃도 철이 없나봅니다. ㅎㅎ

 

잘 포장된 자전거 도로..
어디를 가나 자전거 도로가 참 많습니다.

 

중랑천의 지류인 묵동천에도 자전거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비록 옆에 북부간선도로가 위로 지나가고 있지만 중랑천변의 동부간선도로보다는 조용하고 한적해서 여기도 자주 갑니다.

담쟁이 덩굴의 위용 !!
여기는 담쟁이 덩굴이 완전 점령을 했습니다.
8월의 뜨거운 햇살을 받아 더욱 싱싱한 푸르름을 자랑합니다.
태양이시여, 그대가 작열하는 햇살을 퍼부을 수록 더욱 번성할 것입니다. ㅎㅎ

 

묵동천변의 해당화..?
해당화가 맞는지 자신이 없네요. 위에 고가도로의 그늘이 있어 연약한 꽃이 이렇게 이쁘게 자랄 수 있나 봅니다.
고운 분홍빛의 꽃잎이 정말 순박한 시골처녀를 연상케 합니다.

 

묵동천 상류로 접어드는 길..
정말 호젓한 길입니다. 천변 양쪽의 나무도 무성하여 주변의 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지요.

 

물도 그냥 보기에는 무척 깨끗합니다.

 

묵동천 상류쪽으로 계속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두물다리가 나옵니다.
두물다리에서 묵동천 본류는 신내동쪽으로 진행되고 좌측으로는 육사쪽으로 새로운 지천과 갈리게 됩니다. 이길은 묵동천 신내동쪽 길입니다. 이길은 더더욱 조용하고 한가합니다.
이 길을 한참 올라가면 일명 새우개마을로 접어듭니다.
새우개마을은 북부간선도로와 47번 국도에 둘러싸여 마치 분지처럼 생긴 자연발생 취락지역으로 그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서 마치 80년대로 들어선듯한 마을입니다.
지금은 그린벨트 해제와 함께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되어 곳곳이 개발되고 있지요.
새우개란 지명은 이곳에서 구리읍 갈매리로 넘어가는 고개가 마치 새우 모양처럼 구불구불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합니다.

 

두물다리에서 왼편으로 접어들면 묵동천 왼쪽 육사아파트쪽으로 조그마한 지류가 있습니다.
빛바랜 옹벽의 나리꽃과 담쟁이 덩굴이 고풍스럽기까지 합니다.
이 삭막한 시멘트 덩어리도 자연은 이토록 아름답게 감싸 안아줍니다.

 

아파트가 인근에 있어서인지 이곳은 주민들이 즐겨 나오곤 합니다.
물도 깨끗하고 물고기도 제법 많습니다.

 

육사 아파트 초입의 길..
이길로 조금 더 올라가면 육사아파트를 지나 태릉CC 골프연습장이 나옵니다.

 

골프 연습장 옆의 개울..
상류로 갈수록 물은 더욱 맑아지는것 같습니다.

 

골프연습장을 지나면 육사와 지금은 운행하지 않는 경춘선 간이역인 화랑대역이 나옵니다.
계속하여 화랑로를 따라 위로 올라가면 태릉CC가 있습니다.
골프를 칠일은 없지만 골프장 가는길로 접어들어 가다보면 녹슬은 옛 경춘선 기찻길이 보입니다.
기차가 다닐때도 호젓한 곳이었지만 지금은 기차도 안다니니 그야말로 인적이 끊긴 곳입니다.
DMZ는 아닐찌라도 아마도 온갖 동식물들이 내세상인양 자라고 있을 것입니다.

 

육사삼거리에서 담터삼거리에 이르는 이곳 화랑로는 서울에서 선정한 아름다운 길에 선정된 길이기도 합니다.
서울여대, 육사, 태강릉, 태릉선수촌, 태릉국제종합사격장, 태릉CC, 삼육대 등 인근에 여러 대학과 기관들이 있어 드나드는 사람들은 많아도 이 아름다운 거리를 걸어서 다니는 사람들이나 학생은 많지 않습니다.
그저 대부분 차를 타고 휑하니 지나다니기 마련이죠.

봄이면 싱그러운 향기를 맡으며,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길을 걸으며,
가을이면 낙엽을 헤아리며,
겨울이면 쌓인 눈을 밟으며 걷기 좋은 이길이지만,

지금은 자전거를 타고 지나기에도 차들이 워낙 많이 그리고 빨리도 달리다보니
보도에는 잡초가 무성해집니다.

그래도 드라이브하기에는 괜찮은 편입니다.
다음번엔 트렁크에 자전거를 구겨넣고 갈매사거리를 지나 남양주 왕숙천으로 가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