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다록 김헌원

아파트 담벼락 사이
민들레가 피어
겨우내 차가운 시간
견디고
노란 빛깔로 웃고 있다

저 빛깔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힌 깃털로 날아서
도시의 구석구석 뿌리내리고는
다시 제 모습 조용히 펼칠 것이다

세월이 지나도록
삶의 뜻 하나 변변히 지니지 못한 나는
소박하고 끈질긴 저 모습에서
문득 겸허해 지는 것이다

2015.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