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일병'이 전역 미룬 까닭은?

병사들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는 것은 '전역'이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을 뒤로하고 군에
입대한 병사들의
마음은 더욱 간절할 것이다.
그러나
강원도 육군 제 36보병사단에서는 조기 전역일을 연기하면서까지 부대 훈련에 참여한 병사가 있어 부대 장병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36사단 태백산부대에서 박격포 관측병으로 복무하고 있는 신창성(23)일병.
신 일병은 아버지, 동생과 함께 생활보조비 20만원으로 어렵게 생활하다 지난해 10월 군에 입대했다.
입대 직전까지 신 일병은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지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보태며 집안 일을 도맡아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입대 직후 아버지는 간경화 합병증으로 병세가 악화돼 가정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고 큰 아들의 빈 자리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부대에서는 심사를 거쳐 지난 달 30일 신 일병에게 조기 전역을 명했다.
하지만 신 일병은 상반기 부대 훈련 가운데 가장 중요한 훈련을 앞두고 자진해 전역을 연기하고 15일까지 2주 동안 박격포 관측병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
아직 군생활조차 낯선 후임 이등병에게 너무 큰 짐을 넘기는 것 같은데다 자칫 훈련마저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신 일병은 "아버지 곁으로 돌아가는 일도 시급하지만 부대에서 가장 중요한 훈련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전역은 보름 정도 늦춰졌지만 개인적인 사정때문에 먼저 전우들을 떠나게되는 미안한 마음은 조금 덜 수 있어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했다.
신 일병은 훈련 종료와 함께 가족들에게 돌아가 낮에는 입대 전처럼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돕고 야간에는 대학 진학을 위한 공부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소속 부대장인 김병태 대령은 "요즘 젊은 세대들이 집단보다는 나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한데 신 일병은 나를 낮추고 군인의 최고 가치관인 '책임'을 끝까지 실천한 모범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jmpark@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