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대 온천개발 관련, 대동여지도가 주목받는 이유는

일대수계, 낙동강아닌 남한강인 이유 쉽게 설명
온천 계획지구 일대 조선후기까지는 충청도 땅
조선 태종 백두대간에 운하뚫으려다 결국 실패

기사 댓글(0)   조혁연 cho3748@nate.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등록일: 2013-03-17 오후 7:40:13

경북 상주시가 추진 중인 문장대 온천개발 사업과 관련해 2백50여년 전에 제작된 김정호(金正浩, ?~?)의 대동여지도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1861년에 제작된 대동여지도가 최소한 3가지의 인문지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문장대 온천개발을 계획 중인 상주시 화북면 운흥리와 중벌리 일대의 수계가 경북의 땅이면서 왜 낙동강이 아닌 남한강 수계에 속하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현대의 지도로는 이같은 사실이 잘 느껴지지 않으나, 대동여지도를 보면 그 이유를 단숨에 알 수 있다.

 
- 김정호가 그린 대동여지도는 문장대 온천개발 사업이 왜 자연에 반하는 것인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대동여지도는 청화산(靑華山)-문장대(文藏臺)로 연결되는 산줄기를 굵은 선으로 묘사했다.(그림 화살표) 바로 그 산줄기가 한반도 백두대간이라는 뜻으로, 남한강과 낙동강 수계(곡선)가 굵은 선을 경계로 분수(分水)되고 있다.

이에 비해 문제가 되고 있는 문장대 온천계획지구는 백두대간 이서(以西, 붉은원 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일대는 경북에 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수계는 남한강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주시는 이 점을 의식해 제 2안으로 "오염수를 남한강 수계가 아닌, 밤티재를 넘어 낙동강수계로 인위적으로 배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주시가 언급한 밤티재는 여러 정황상 밤티가 아닌, 밤치로 보여지고 있다. 현재 화북면 일대에는 밤티와 밤치 등 두개의 높은 고개가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중 백두대간 마루금(능선)이 통과하는 고개는 밤치다.

따라서 지하매설에 의한 인위적인 백두대간 통수 길이는 직선거리로 최소 13㎞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 경우도 백두대간 고개의 해발고도가 온천 계획지대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고압 펌프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 어려운 공법 때문에 고압 펌프시설없이 백두대간 낙동강 수계로 배수하려면 온천 계획지구보다 해발고도가 훨씬 낮으면서 동시에 밤치보다 훨씬 남쪽으로 오염수 배출구를 내야 한다.

역사상 백두대간 통수(물넘이)를 구상했던 위정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조선 2대 임금인 태종 등 단 2명에 불과했다.

태종은 경상도 지역의 세곡(稅穀)을 남해를 돌아 바닷길로 운반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 사고가 잦자 백두대간에 운하뚫는 것을 시도, 군사동원까지 계획했다.

"의정부에서 아뢰기를, 충청도 강원도 전라도 군사가 4만인입니다. 하니, 임금이, 운하를 파는 일이 거창한데, 군인의 수가 적다고 하였다. 의정부에서 다시 아뢰었다. 5만인으로 하고 정월 15일에 역사를 시작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가하다고 하였다."-<태종실록 11년 윤12월 1일자 기사>

태종은 종묘사직에 제를 지내고 군사들을 현장에까지 동원했으나 결국 실행하지 못했고, 이명박정권 역시 초기에 그 뜻을 접어야 했다. 모두가 자연지형과 유역(流域)을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한편 대동여지도는 최소한 조선후기까지 문장대 지구가 경상도가 아닌 충청도에 속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동여지도는 충청도와 경상도의 도계(점선)를 백두대간 마루금 일대로 그려놓았다. 그러나 현재 경계는 온천계획지구에서 보다 서쪽으로 이동한 곳으로, 보은 산외면과 상주 화북면 사이에 있는 활목재가 도계가 되고 있다.

/ 조혁연 대기자

출처:http://www.inews365.com/news/article.html?no=277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