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 미친 김정호 소재로 첫 史劇 도전”
올 여름부터 四季담아 제작 “진지함보단 유쾌함 줄 것”
‘고산자’ 연출 강우석 감독

“영화에 미친 내가 지도에 미친 김정호를 관객과 게임 하듯 재미있게 그려내겠다.”

‘충무로 승부사’ 강우석(사진) 감독이 조선 후기 지리학자인 김정호와 그가 만든 ‘대동여지도’를 다루는 영화로 첫 사극에 도전하는 포부를 밝혔다.

영화제작사 시네마서비스는 강 감독이 박범신 작가의 소설 ‘고산자’를 바탕으로 한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연출한다고 15일 밝혔다.

강 감독은 지난해 ‘두 포졸’이 제작에 난항을 겪으며 잠정 보류된 후 6개월여간 해외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보냈다. 그는 이날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충분히 재충전 됐다. 신인 감독의 자세로 작품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물은 현실 풍자를 하며 강요하는 느낌을 전한다”며 “하지만 사극은 과거 인물을 내세워 자연스럽게 시대 상황을 녹일 수 있다”고 ‘두 포졸’에 이어 계속 사극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를 설명했다.

강 감독은 소설 ‘고산자’의 매력에 대해 “중후반부 김정호의 감정 변화가 마음에 들었다”며 “하지만 박 작가의 소설은 입체적이고 깊어서 영화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내 스타일대로 쉽게 풀어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박 작가와 만나 ‘고산자’의 영화화를 논의했다. 강 감독은 “박 작가가 원작에 주눅 들지 말고, ‘강우석의 고산자’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고 소개했다.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내년 여름 개봉을 목표로, 올여름부터 내년 봄까지 사계절을 촬영할 예정이다. 그는 “학자마다 김정호에 대해 각기 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다”며 “언제 태어났으며 언제 죽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고, 그냥 ‘사라졌다’고 알려진 김정호가 지도를 만들기 위해 전국을 누볐을 거라는 상상으로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20번째 연출작인 이 영화를 통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끼’ 이후 너무 진지해졌다. 이번 영화가 내가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관객들이 즐겁게 보며 잔잔한 감동도 얻을 수 있도록 김정호의 삶을 가볍게 펼쳐내겠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게재일자:2015년 04월 15일(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