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민일보" [184호] 2007년 10월 13일 (토) 17:22:38   안경애 기자

기사 중에서


“임금님께 교지와 마패를 받는 기분도 괜찮았죠”

[이사람] 서울시 주관 조선시대 과거시험 장원급제한 김호철씨

願世界化首都發展(원세계화수도발전)이 詩題(시제)였어요. 운이 좋아서 된 거지요”

영주시 창진동의 김호철씨(51)는 지난 7일 경북궁 근정전 뜰에서 조선시대 과거재현 漢詩(한시)대회에서 장원급제를 했다. 개인의 영광은 물론이고 영주가 선비의 고장임을 만방에 알리고 그야말로 금의환향(錦衣還鄕)했다.
▲ 영주시 창진동의 김호철씨 ▲ 자신이 지은 한시를 설명하는 김호철씨

지난 12일 그를 만나러 창진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그의 장원급제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가을 바람에 펄럭인다. 그를 만난 곳은 황금빛 창진 들판이 바라다 보이는 동리 근처 고구마 수확이 한창인 밭이었다. 그는 주민들로 보이는 아주머니들과 고구마를 수확하고 있었다. 오늘날의 장원급제자는 농사를 짓는 농군이었다.

“벼농사를 주로하고 밭농사도 조금 짓고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 고구마를 캐고 있어요.”

그는 들고 있던 수건으로 무릎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내며 말한다. “농한기에 주로 다닙니다. 그리고 아내가 이해를 해주어 밭고랑에 있다가 도포 차려 입고 나가기도합니다”라며 빙그레 웃는다. 고구마 밭 근처 그의 자택은 붉은 벽돌집으로 마당에 잔디가 잘 조성되어 있었다.

장원 급제자에게 내리는 교지와 마패를 구경하고자 그의 방에 들어서니 양 벽으로 전국 각지 한시대회에서 받은 상장이 즐비하게 걸려있고 미처 자리를 못 잡은 상장들을 연습장처럼 수북하게 집게로 집어 놓은 것이 눈에 띄어 웃음이 절로 나온다.

“갑. 을. 병과에 33명이 뽑혔고 갑과에 대상을 장원급제라 합니다. 원래 장원급제자는 어사화를 꽂고 의복을 갖추고 말에 올라 경복궁 근정전 뜰을 한 바퀴 도는데 비가 와서 말을 못 탄 것이 아쉽습니다만 만조백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금님께 교지와 마패를 받는 기분도 괜찮았습니다.”라며 환하게 웃는다.
▲ 장원급제로 받은 임금님의 교지와 마패▲ 시상 장면을 찍은 사진을 들고 활짝 웃고     있는 김호철씨



1994년 시작된 이 행사는 올해 14회째로 서울시가 전통문화 재현을 통해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널리 알리고 시민들에게는 선조들의 선비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지난 12일 그를 만나러 창진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그의 장원급제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가을바람에 펄럭인다. 그를 만난 곳은 황금빛 창진 들판이 바라다 보이는 동리 근처 고구마 수확이 한창인 밭이었다. 그는 주민들로 보이는 아주머니들과 고구마를 수확하고 있었다. 오늘날의 장원급제자는 농사를 짓는 농군이었다.

“벼농사를 주로하고 밭농사도 조금 짓고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 고구마를 캐고 있어요.”

그는 들고 있던 수건으로 무릎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내며 말한다. “농한기에 주로 다닙니다. 그리고 아내가 이해를 해주어 밭고랑에 있다가 도포 차려 입고 나가기도합니다”라며 빙그레 웃는다. 고구마 밭 근처 그의 자택은 붉은 벽돌집으로 마당에 잔디가 잘 조성되어 있었다.

장원 급제자에게 내리는 교지와 마패를 구경하고자 그의 방에 들어서니 양 벽으로 전국 각지 한시대회에서 받은 상장이 즐비하게 걸려있고 미처 자리를 못 잡은 상장들을 연습장처럼 수북하게 집게로 집어 놓은 것이 눈에 띄어 웃음이 절로 나온다.

▲ 그의 방에 들어서니 양 벽으로 전국 각지 한시대회에서 받은 상장이 즐비하게 걸려있고  미처 자리를 못 잡은 상장들을 연습장처럼 수북하게 쌓아 뒀다.

이날 시제(詩題) '원세계화수도발전(願世界化首都發展)'는 '서울이 세계적 도시로 발전하기를 기원'하는 한시를 지으라는 것이었고 시험에는 20대 여성에서 80대 할아버지까지 207명이 응시했다.

학생이 장원이 되면 서울시에서 특채를 하고 33명 안에만 들어도 공무원으로 채용된다고 하니 예나 지금이나 등용문이기는 매한가지다.

“선친께서 일찍 돌아가셨어요. 제가 결혼하기 전인 20대에 돌아가셨는데 유물로 서책이 굉장히 많았고 다 한자인 글들이 많았어요. 자식 된 도리로 선친의 유물이 뭔지 몰라서야 되겠나 싶어서 그때부터 글공부를 했습니다.”라는 그의 말에 효심이 느껴진다.
“이런 한시대회나 한시 백일장도 한 20년 지나면 없어지지 않겠나 싶습니다. 더러 전공을 하는 대학생들이 나오기는 합니다만 대부분 제가 최연소입니다. 그게 좀 안타깝습니다.”

“요즈음 도덕성이 땅에 떨어지고 범죄가 많이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제 생각에는 한자공부를 계속 시켰더라면 사회가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한자권인 이웃 일본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려면 1,945자의 한자를 알아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1945년이 우리에게는 해방의 해지만 그들에게는 폐망의 해지요. 그 해를 상징하는 숫자라 좀 그렇습니다만 우리도 이제부터라도 청소년들에게 의무적으로 한자교육을 시켜야 합니다.”라고 한자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가흥2동과 영주1동 사무실에서 운영하는 주민자치센터에서 청소년들에게 한문 강의를 하고 있다. 대회 하루 전인 6일에 실시한 영주 선비촌 한시 백일장에서도 “추모 삼봉 정도전 선생‘이란 시제로 장원을 차지했다.

그는 26년 전에 혼인한 아내 박찬자씨와 사이에 초등교사인 주희, 군 복무 중인 영식 남매를 두고 있다.



◆ 한시 원문

願世界化首都發展

作 金 浩 喆

萬邦耳目向東方
發展京城照瑞光
優秀英才登用國
尖端産業育成鄕
文明暢達人心樂
經濟隆興市勢揚
一體官民傾總力
首都世界必繁昌

서울이 세계적인 도시로 발전을 기원

세계 방방곡곡의 이목이 동방을 향하니
발전된 서울에 서광이 비치네
우수한 영재를 등용하는 나라
첨단산업이 육성되는 곳
문명이 창달하니 사람인심 즐겁구나
경제 융성하니 시세 드날리고
관민이 일체가 되어 총력을 기울이네
수도 서울 세계 속에 반드시 번창하리라


- 서울특별시 주최 『한시백일장』 장원급제 -

선비의 고장 영주 저력 과시



서울특별시 경복궁에서 지난 5일 개최된 조선시대 과거제 재현 행사『한시백일장』에서 영주시 이창경(65세, 가흥동)씨가 장원으로 급제해 선비의 고장 영주의 저력을 과시했다.

이번 한시백일장에서 장원을 거머쥔 이창경 수상자는 2004년 퇴직한 교육행정공무원으로 2005년 신라문화제 한시백일장(경주), 2006년 우암 송시열 문화제 한시백일장(대전), 2007년 봉산음사 한시백일장(부산), 2007년 사육신 유응부 추모제(포천)에서 각각 장원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이창경 수상자는 이번에 개최된 조선시대 과거제 재현행사인 문과시험 『한시백일장』장원 수상자로 익년도 개최되는 동 행사에서 당연직 심사위원으로 추천되는 영광도 함께 안게 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이하고 있는 과거제 재현행사 중 경복궁에서 시행되는 문과시험인 한시백일장은 지난해 영주시 소남한시회 소속 김호철(52세, 창진동)씨의 장원 수상에 이은 이창경 수상자의 잇따른 쾌거로 영주지역이 선비의 고향이자 유학의 문화가 뿌리내린 고장임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편 한시를 통한 전통문화진흥과 한시 실력자들을 배출하고 있는 영주 소남한시회는 지금까지 5회에 걸쳐 소수서원 일원에서 한시백일장개최 하였으며, 개관을 앞둔 순흥 선비문화수련원에서 제6회 한시백일장을 성황리에 개최하고자 준비 중에 있다.


◆ 현재 영주시 소남한시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영월 단종추모제, 김삿갓 문화제, 경기 포천문화재, 안동 퇴계선생 추모제 등 전국에서 개최한 문화축제에 참석, 한시 대회에서 수상하였고 영남방송(http://www.ynctv.co.kr/ (08.2.12.제50호) "영남방송이 만난사람"에 출연한 바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