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싶다면, 이 운동부터…

[메디컬 피트니스] 걷기부터 시작합시다!

기사입력 2010-01-28 오전 10:27:44
 

3개월 전 은퇴를 하고, 노후 생활을 즐기는 60대 남성은 매일 손자와 놀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기회가 와서 정기 검진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한 번도
건강하지 않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지만 그래도 막상 검사를 받으려니 혹시 무슨 병이 있지 않은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건강한 줄 알았는데 최근에 병으로 고생한다는 소식을 들은 친구들 얼굴이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건강 검진을 마치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그래도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식은 오래 전부터 조심해 왔으므로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자 할 때 어떤 방법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건강 관리를 위한 걷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운동이 필수 요소란 것은 누구나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10~20년 전의 과거와 비교하면 건강을 위해
운동장이나 천변에서 달리는 분들이나 아파트 주변을 걷고 계신 분들이 훨씬 늘었음을 몸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대한민국 각지에서 벌어지는 마라톤 대회가 300개를 넘어섰고, 걷기 대회 행사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에서 '적정'이 중요하듯이 운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운동이 내 몸에 가장 맞는 운동인가를 판단하려면 우선 몸 상태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평소에 운동을 안 하시던 분이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자 하신다면 의사를 만나 몸 상태를 확인한 후 자신의 몸에 맞는 운동을 파악하고 이를 선택하여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위에 기술한 예에 등장하는 분께서 아직 몸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운동을 하기를 원하신다면 가장 쉽게 권할 수 있는 일은 걷기입니다. 왜냐하면 걷기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가장 손쉽게 행할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면서 걷기를 선택하신 분들에게 권장하는 걷기 요령은 우선
만보계를 준비하실 것을 권합니다. 걷기에는 비용이 들지 않지만 만보계를 구입하는 것은 비용이 요구됩니다만 걷기(운동)의 장점을 생각한다면 그 정도의 비용은 지불해야 할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만보계를 찬 후에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한 주일간 하루에 평균 몇 걸음을 걷는지를
측정합니다. 한 주일이 지나면 자신의 걸음수가 매일 평균 얼마를 걷는지를 계산한 후 다음 두 주일에 걸쳐 이전의 평균보다 매일 1500보를 더 걷습니다. 종일 걷는다고 걸었는데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저녁 식사 후에라도 목표치에 도달할 만큼 산책을 더 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로부터 두 주일이 지나면 또 매일 1500보를 증가시킵니다. 이렇게 두 주일마다 매일 1500보를 증가시켜 가면서 하루에 평균 1만 보를 걸을 때까지 서서히 걷기 양을 늘여가는 것이 바로 걷기의 요령입니다.

왜 만보인가?

▲ 걷기는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일 뿐만 아니라, 그 효과도 탁월하다. ⓒ프레시안
걸음수를 측정하기 위해 허리춤에 차고 다니는 기계를 만보계라 합니다. 왜 하필이면 만보계라 하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아마 하루에 만 보를 걷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건강을 위해 하루에 만 보를 걸어라"는 이야기는 건강을 이야기할 때 흔히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현대인들이 음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열량은 하루에 보통 2500∼3000킬로칼로리입니다. 그런데 현대인들의 생활습관이 점점 운동량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변해가다 보니 종일 책상에 앉아 생활하는 사무직이나 학생들은 신체 대사에 의해 자연적으로 소비되는 양이 약 1500킬로칼로리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초과 섭취된 양을 소비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 요구되는 것 이상으로 몸을 움직여야 합니다. 걷기는 가장 손쉽게 행할 수 있는 운동이므로 하루에 만 보 정도를 의식적으로 행하는 운동을 통해 걸을 수 있다면 필요 이상으로 섭취된 열량을 소모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걷는다는 것은 아주 큰마음을 먹기 전에는 쉬운 일이 아니므로 걷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걷기를 생활화하기 위한 요령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흔히 알려진 것이
BMW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BMW는 Bus(버스 타기), Metro(지하철 타기), Walking(걷기)을 생활화하는 것입니다.

요즈음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시설이 여러 곳에 설치되어 있는데 그
시설물에 가까운 주차장에 가보면 한 걸음이라도 덜 걷기 위해 주차 구역이 아닌 통로 한 편에 차를 세우는 걸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러 오시는 분들도 이와 같은데 운동을 실천하지 않는 분들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BMW외에 걷기 1, 2, 3 운동도 있습니다. 이것은 대한걷기연맹(☞
바로 가기)에서 걷기 활성화를 위해 내세우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1은 "정거장까지는 걷자", 2는 "2킬로미터까지는 걷자", 3은 "3층까지는 걷자"를 뜻합니다. 물론 1, 2, 3 운동을 생활화해도 하루에 만보를 걷는 일이 간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만 중요한 것은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입니다.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은 당뇨, 비만, 대사증후군과 같은 현대인의 만성질환 발생의 원인이 되며, 이게 바로 내과의사를 먹여 살리는 길입니다.

올바른 걷기를 위한 요령

걷기의 요령은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합니다. 걷기의 목적이 건강 유지인 만큼 건강을 위해 억지로 걷는 것이 아니라 걷기를 즐긴다는 생각을 가지고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몸이 감당할 정도로 걸으시면 됩니다.

걷기 코스는 경사도가 심하지 않은 곳을 선택하셔서 정해진 곳을 꾸준히 걸으시는 게 좋습니다. 걷기에 어느 정도 숙달되기 전까지는 무리한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습니다. 걷는 도중 뒤쪽에 위치한 다리의 무릎을 편다는 생각을 하고 걸으면 다리 뒤쪽의 근육이 늘어나서 보폭이 넓어져 속도가 붙을 수 있습니다. 지형지물을 잘 파악하고, 장애물을 조심하면서 필요하면 우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속도를 내고 싶으면 보폭을 짧게 하고 걸음수를 늘려 갑니다. 걷다가 허리나
관절통증이 생기면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쉬는 것이 좋으며, 통증이 심할 때는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다리로만 걷는 것보다는 양팔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걸으며, 목마르면 물을 마시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목이 마르기 전에 조금씩 마시며 걷는 것이 더 좋습니다.

50분 걷고, 10분 쉬는 식으로 규칙적으로 걷기와 휴식을 반복하는 것이 좋으며, 걷기를 통해 운동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30분 이상 중간 휴식없이 매일 걷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신이 붙으면 조금씩 속도를 붙여 가며 30분 이상 걷게 되면 등에 땀이 조금씩 배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신발만큼은 발이 편한 것을 선택하셔서 아무리 걸어도 발이 불편해서 걷기를 중단하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걷기의 장점과 걷기 10계명

걷기의 장점은 열거하기 곤란할 만큼 많습니다.
순환계, 호흡계 기능이 좋아지고, 신진대사가 촉진되며, 체지방을 줄일 수 있고, 소화 기능이 촉진됩니다. 면역력이 강화되어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며, 골격의 성장과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고, 요통 환자의 경우 자세 개선 및 통증 완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특히 걷기가 불편할 정도로 자세에 이상이 있으신 분들은
노르딕을 이용하여 걷는 경우 의학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논문이 최근에 많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걷기의 장점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으므로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시간적, 공간적 제약과 준비물을 갖추느라 하루이틀 시간을 보내는 경우에는 우선 걷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한걷기연맹에서 제시한, 올바른 걷기를 위한 10계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의학적 위험인자를 가진 40세 이상의 경우 우선 전문의와 상의하십시오.
② 심박수가 120회가 넘지 않는 저강도로 시작하십시오.
③ 매일 걷기를 행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시간대를 마련하십시오.
체중 감소를 목표로 한다면 기간과 목표를 미리 정하십시오.
⑤ 적절한 기능성 복장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가벼운 장비를 준비하십시오.
⑥ 운동 전후에 반드시 스트레칭을 실시하십시오.
⑦ 20분 이상 걷기를 계획하신다면 운동 전후에 반드시 물을 마셔 주십시오.
⑧ 운동 중 몸에서 이상을 느끼게 되면 즉각 운동을 중지하십시오.
⑨ 연세가 있으신 분은 되도록 다른 분들과 함께 하십시오.
⑩ 가장 중요한 일은 걷기를 즐기는 일입니다.


이상의 걷기 10계명을 기억하시고, 걷기를 생활화하십시오. 2010년에 독자께서는 걷기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공인덕 연세대학교 운동의학센터 교수,예병일 연세대학교 운동의학센터 교수 메일보내기 필자의 다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