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우리가 살려주지” 수술 앞둔 아기에게 한 장 두 장… 생명 살린 인터넷의 기적
  • 입력:2013.01.04 14:49 


[쿠키 IT] “선우야, 헌혈증은 걱정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라!”

장애를 안고 태어난 갓난아이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한 커뮤니티 회원들이 십시일반 헌혈증을 모아 전달한 사연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네티즌들은 따뜻한 소식에 감동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국내 최대 유머 커뮤니티 사이트 ‘웃긴대학’에는 ‘형들 어린 생명 살리자, 도와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에 따르면 태어난 지 100일도 안되는 선우는 선천적으로 신장이 좋지 않다. 콩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유일한 대안은 복막수술이었다.

글쓴이는 선우 아버지의 말을 빌려 “태어난 지 2개월 7일 된 아들이 복막수술을 받으려면 헌혈증이 필요하다”며 “투석하고 잠든 녀석을 보자니 마음이 너무 쓰라리고 아프지만 ‘엄마 힘내’라고 옹알이 해주면서 웃어주는 게 기특하기만 하다”고 도움을 청했다.

안타까운 사연을 본 회원들은 선우를 위해 헌혈증을 기꺼이 꺼냈다. 일부 회원들은 선우에게 한 장이라도 더 많은 헌혈증을 보내기 위해 헌혈을 하기도 했다.

글이 올라간 이후 선우의 병실로 헌혈증이 든 우편물이 속속 도착했다. 선우를 응원하는 문자메시지는 셀 수도 없고, 음료수를 사들고 직접 병원까지 찾아온 회원도 하나둘이 아니었다. 이렇게 모인 헌혈증만 220여장. 2주에 한번씩 투석을 해야 하는 선우에게는 수백 장의 헌혈증은 생명줄이나 다름없었다.

선우 사연을 알렸던 글쓴이는 지난 2일 ‘형들 새해에 좋은 소식이 왔어~’라며 선우의 사진과 선우의 건강상태를 알렸다. 글쓴이는 “아이 엄마에게 소식이 왔는데 형들 덕에 아기가 많이 좋아졌다”며 “선천적으로 신장에 장애가 있어서 (선우가) 위독했는데 헌혈증 덕에 수술도 잘 받고 얼마 전에는 인공호흡기도 떼었다”고 말했다.

선우의 엄마 이정미씨는 “앞으로 언제까지 투석을 해야 모르지만 수술 이후 많이 좋아졌다”며 “직접 병실까지 찾아와 선우에게 응원을 보낸 회원을 비롯해 지인의 헌혈증까지 모아서 보내준 준 회원들의 그 따뜻한 마음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 고마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