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며느리 2천 년…허황후부터 태국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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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2.12 (07:23)

<앵커 멘트>

다문화사회가 되면서 결혼 이주여성들을 족보에 올리는 가정이 늘고 있는데요.

외국인 며느리를 족보에 올린 역사가 무려 2천년이 넘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홍정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년 전 태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플론칫 씨는 두 아이를 낳고 유치원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살림이며 모든게 한국인과 다름없는 모습에 어른들이 플론칫 씨를 족보에 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남순미(플론칫 시어머니) : "박플론칫이 외국 이름이라도 족보에 올라가 야지. 이게 대대로 내려가야지 후손들이 알지."

다문화가정이 늘면서 이런 현상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면 외국인 며느리의 족보사는 2천 년이 넘었습니다.

김해 허씨의 경우 가야국 김수로 왕의 부인인 허황후가 시조로 돼 있습니다.

허황후는 아유타국,즉 지금의 인도에서 시집온 외국인이었습니다.

덕수 장씨와 화산 이씨도 지금의 사우디아라비아와 베트남인이 귀화해 생긴 성씨입니다.

<인터뷰> 플론칫(태국 출신 이주여성) : "다문화가족이 한국 사람들한테 인정받을 수 있구나 하고 알게 됐어요."

결혼 이주와 다문화 가정이 오늘날만의 특수한 상황은 아닌 것입니다.

<인터뷰> 심민호(한국족보박물관 학예사) : "(다문화 가정을)낯선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이들도 어느 조상대엔가는 '나의 가족일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지만 결혼이주여성들은 수천년 전부터 이땅의 어머니로 살아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정표입니다.